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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18년 만에 깨진 열대야 기록

2024-08-17     채덕종 기자

[이투뉴스] 서울의 열대야가 16일 아침까지 26일째 이어졌다. 아울러 17일도 최저기온이 27℃로 예보되면서 118년 만에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울 공산이 커졌다. 종전 열대야 일수는 최악의 더위로 꼽혀온 2018년에 세워진 26일이다.

특히 광복절을 기점으로 더위가 주춤하며 열대야가 끊겼던 2018년과 달리 올해는 8월 중순 이후에도 밤낮없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서울의 최저기온이 주말인 17∼18일에 27도, 다음주 초반에도 26도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광주, 제주 등 전국이 더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광주는 26일째, 목포시에선 27일째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부산 역시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1994년과 2018년의 21일 연속 열대야 기록을 넘어 22일이 됐다. 심지어 제주는 지난달 15일 이후 32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불과 얼마전 장마와 폭우로 신음하던 국토가 이제 가마솥 더위로 땀을 흘리고 있다. 바닷물 온도는 매년 치솟고, 사과 재배지가 대구·충주에서 철원까지 올라갔다. 기상이변은 언제나 어디에서든 있었지만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자주, 세게 온 적을 찾기 어렵다. 기후변화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엔을 비롯한 다향한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를 ‘인간 활동으로 벌어진 이상 기후’로 정의했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이를 믿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주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당선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주요 기후법안을 폐기하고, 전기차 보급을 위한 규제를 철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개인적인 견해까지 관여하고 싶지는 않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당국자로 나서면 상황은 급변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글로벌 약속인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대 패권국인 미국의 변화는 그 여파가 크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가 갈수록 피부와 와닿는 요즘 전기차 배터리 폭발·화재로 인한 말썽까지 더해져 갈팡질팡하고 있다. 일부에선 전기차 지하 주차를 비롯해 전기차 보급확대 정책까지 문제삼을 태세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친환경차 전환의 방향성 문제가 아니라 배터리 품질에 대한 이슈다. 

핑계를 대면서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차 확산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결코 막을 수는 없다. 세계적인 흐름과 역행해선 국가적인 데미지가 더 크다.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만들어야 글로벌 탑으로 성장할 수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채덕종 기자 yesman@kalonggou52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