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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열병합 열에너지 부족 해소에 필수” 공감대

전문가·주민들…상대적 친환경시스템, 대안모색 필요성도 인정 ​​​​​​​전력부족 문제는 어불성설, 발전용량 등 더 많은 소통·설득 필요

2024-09-09     채덕종 기자
송도열병합 갈등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 전문가 및 주민대표들이 발언하고 있다.

[이투뉴스] 500MW 규모의 송도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위한 주민과의 소통과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초 주민설명회에선 비교적 무난한 출발을 보였으나, 이어진 2차 설명회는 파행을 빚는 등 지역여론은 찬반으로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 발제와 전문가 및 주민대표 간 토론으로 형식을 달리한 이날 모임에선 긍정적인 목소리가 큰 가운데 주민설득과 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잖았다. 다만 가장 반대가 심한 단체는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송도국제도시의 폭증하는 열수요에 맞춰 열병합발전소 증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더불어 CHP가 ‘개별보일러+화력발전’ 또는 ‘PLB(첨두부하보일러)’보다 대기오염물질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공급방식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주민대표 역시 송도 개발로 인한 열에너지 증가와 이를 공급하기 위한 열병합발전 증설 필요성은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또 PLB 공급대비 열병합이 환경친화적이라는 설명에도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민민(주민과 주민) 갈등을 방치하는 인천시 및 시·구의회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여기에 사업자에게는 과도한 발전용량 등 주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실관계를 알리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송도국제도시발전협의회를 비롯해 송도입주자연합회, 송도자생단체연합회, 송도동 주민자지회 등 주민단체들은 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선 ‘송도국제도시 집단에너지사업 의견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송도열병합 증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송도지역 집단에너지사업자인 인천종합에너지(대표 전태현)가 이 지역 열수요 증가에 따라 500MW 규모의 열병합발전소를 증설하는 내용의 ‘집단에너지사업 변경허가’를 낸 이후 커지고 있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먼저 김의경 인천대 교수는 ‘지속가능한 송도 발전을 위한 집단에너지시설 필요성’ 발제를 통해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집단에너지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밀집된 공동주택을 감안할 때 대기오염물질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CHP가 필수불가결”이라고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2023년 446Gcal/h 수준인 송도지역 열 수요가 도시개발 확대 및 바이오 특화단지 입주로 2036년에는 1110Gcal/h로 크게 증가하는 만큼 지역난방 공급안정 및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친환경에너지원 사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PLB 신설 및 연계에 의한 열 공급체계는 경제성 저하로 열요금 불안정 초래 및 오염물질·온실가스 배출 증대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생활폐기물 소각장과 하수처리장, 집단에너지시설은 지역과 같이 가야 한다”면서 “분산에너지특별법 제정으로 내가 쓰는 에너지는 내가 생산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사업자는 환경오염물질 배출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주민들 역시 권리와 의무를 함께 생각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열병합은 환경친화적, 바이오기업 ESG 경영에도 필수
전찬기 인천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서 학계·연구계·산업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열병합발전 증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최신 열병합발전이 상대적으로 개별난방은 물론 PLB, 기존 발전시설과 비교해서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것은 물론 탄소중립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창균 인하대 교수는 초기 가동 시 LNG발전소도 오염물질 배출이 많다는 연구가 있지만 촉매 등 기술개발로 질소산화물 배출이 보일러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사업자와 주민 간 지속적인 대화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주민협의회 구성 등을 통해 서로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접점도 찾을 수 없다. 대화를 해야만 반대편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한다”며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정순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실장 역시 열병합이나 보일러 모두 최초 가동 시 오염물이 많이 나온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초기기동 시 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그동안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10∼30% 부하에서도 90% 이상 제거하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배출규제 강화로 송도발전소에 이를 적용할 경우 여타 발전소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축소되는 등 시민이 우려하는 것보다 상당량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관점에서 열병합발전 증설을 바라본 배재성 롯데바이오로직스 책임은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들은 약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친환경 에너지 공급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등 송도에 입주한 바이오제약업체들이 글로벌 제약사 수주를 받기 위해선 ESG가 중요한 지표인 만큼 열병합발전 증설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배 책임은 “현재 짓고 있는 1공장은 물론 향후 추진하는 2∼3공장까지 환경친화적인 지역난방 열원이 필수며, 전력공급 이슈도 여전하다”면서 “송도 열병합을 통해 원활한 열에너지·전력 공급이 이뤄진다면 우리 공장뿐 아니라 송도 전체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열병합 토론회에는 1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열에너지 필요성은 인정, 전기·발전규모는 의견 갈려
일부 주민대표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민민갈등을 풀어야 할 지역 정치인들이 열병합발전 증설에 반대하는 특정단체를 등에 업은 채 기생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더불어 인천종합에너지에도 아직 정확한 사업추진 이유와 내용을 모르는 주민이 많다며 적극적인 홍보와 소통을 요구했다.

안병은 국제도시송도 입주자연합회장은 정책을 입안하는 기관이나 대의기구인 의회가 나 몰라라 하면서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근거 없는 설명과 왜곡, 특정세력에 의한 불평등한 행위가 비판 없이 수용되는 것도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단순한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냉정하게 토론하고 논의해서 지역주민 간 오해와 갈등 해결에 모두가 나서자”고 호소했다.

문병섭 연수구 주민자치협의회장은 도시개발계획이 바뀌다 보니 에너지가 필요한 것은 절대적으로 사실이지만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며 주민홍보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문 회장은 “반대하는 사람들 의견 들어보니 인천종합이 이미 계획된 4∼5개의 PLB를 건설·가동하면 충분한데 왜 새로 지어야 하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등 아직 대화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민 송도3동 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장은 “열이 아닌 전기가 부족해서 발전소를 짓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다만 바이오단지가 들어왔을 때 열에너지를 어디서 충당할 것인가. 일부에선 비상용인 PLB로 충당하라 하지만 열이 부족해 기업들이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보일러를 돌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송도주민을 위해서 열에너지 공급시설이 들어올 때 어떤 것이 더 맞는지 잘 판단해 이웃에 전달해야 한다. 정치인들 역시 특정 단체에 힘을 몰아주며 기생하지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한준 송도국제도시 발전협의회 사무총장은 도시가 엄청 커지면서 부족한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첨두부하보일러는 해결방안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각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PLB를 가동, 오염물질 배출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박 총장은 “새로 짓는 발전설비 성능이 굉장히 좋아졌다. 우리가 모르는 개별 보일러 가동 문제도 해결하고, 난방-급탕비 인상요인도 없앨 수 있다. 이를 놔두고 반대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천종합에너지도 추가로 PLB 짓지 않겠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인천 전기자급률이 270%가 넘는다. 물론 송도지역은 부족해 건설이 필요하다면 해야 되지만 열과 전기가 얼마나 부족하니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선 대형으로 지어 전기로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데 구체적인 내용을 주민에게 알려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같은 요구에 대해 김종우 인천종합에너지 신규열원추진단장은 열병합 증설은 도시 확장과 바이오단지 입주로 열에너지가 2.1배 더 늘어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송도의 경우 전기 역시 생산보다 소비가 많은 도시로 열병합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과의 소통 역시 송도컨벤시아에 상설 설명회장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가 되어 있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김 단장은 “왜 미래수요를 반영하지 않고 지금 와서 발전소 증설을 하느냐고 묻는 분이 계신 데 기존 발전소는 20년 전에 설계됐다. 송도가 계속 확장되고, 바이오단지 열수요가 굉장히 많이 늘어 열병합이 꼭 필요하다. 주민분과의 소통과 설득을 위해 더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열병합 갈등 해결을 위한 토론회 모습.

채덕종 기자 yesman@kalonggou52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