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신현돈]  한국의 연간 원유 도입량은 10억배럴, 천연가스 도입량 4400만톤 규모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매년 150조원이 넘는다. 이는 국가 예산의 20%에 맞먹는 규모이다. 에너지자원의 93%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국가 산업과 경제의 근간인 석유가스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석유가스의 자원개발율은 2015년 15%로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여 이제는 겨우 10% 정도로 공급망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가 성공적으로 석유가스 자원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석유가스개발 사업의 남다른 특징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첫 번째 특징은 석유가스자원 부존의 편재성이다. 전 세계 매장량의 70% 이상이 상위 10개국에 부존하고 있으며 OPEC (석유수출국기구) 국가에 70% 이상이 부존하고 있다. 또한 생산량의 70% 이상은 국영석유회사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소수 국가나 기업이 생산과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다. 자원개발은 탐사에서 생산에 이르는 성공률이 20% 정도로 낮기 때문에 많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력을 갖고 있는 회사라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물론 작은 규모의 독립계 석유회사(밸류체인상 상류부문만 참여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산유국내에서 지역적인 강점을 갖추고 있는 경우에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세 번째 특징은 탐사에서 생산에 이르는 시간과 생산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비록 탐사에서 성공을 하더라도 개발단계를 거쳐 생산단계에 이르기 까지는 10년이 넘는 긴 시간이 소요되며, 일단 생산을 시작하면 오랜 기간 생산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의 경우에도 사업 참여에서 생산에 이르기 까지 13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고 향후 25년 이상 생산을 할 수 있다. 이 특성은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투자 능력이 있어야 하며 또한 성공적인 결과를 볼 수 있기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로, 생산광구의 잔존 매장량이 감소함에 따라 지속 가능한 매장량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매장량을 늘리는 방법은 탐사에서 성공하여 신규광구를 확보하거나 또는 기존 생산 광구의 회수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으며 또한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생산광구를 매입하여 단기간에 매장량을 늘리는 것이다. 이런 선택은 석유 메이저나 국영석유회사들이 유가가 낮은 경우 인수합병을 통하여 실현한다. 

마지막으로, 자원개발은 기술력이고 사람이다. 성공 확률이 낮은 탐사광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인력양성을 통한 현장 실무 중심의 기술력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원개발의 특성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고위험 고수익 및 장기적인 사업이라는 점이다. 이런 특성을 이해하고 비산유국의 입장에서 국가의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확보를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추진체의 대형화, 탐사-생산광구 참여사업의 다각화 (포트폴리오) 전략, 장기적 접근과 기술력 확보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같은 여러 요소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일이 성공하기 때문에 자원개발의 성공률이 낮은 것이다. 어렵고 위험하다고 시작조차 하지 않으면 당연히 얻어지는 것도 없다. 

투자와 노력없는 자원안보는 복권도 사지 않고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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