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하기 준중앙급전발전기 운영제 빠르면 내달 시행
5MW 초과 비중앙발전기 약 400MW 시범참여 검토
실시간시장·재생에너지 입찰제 도입 따라 참여 늘 듯

준중앙급전발전기 운영제도에 따른 발전기 운영패턴 개요도
준중앙급전발전기 운영제도에 따른 발전기 운영패턴 개요도

[이투뉴스] 내달부터 전력수요가 적은 봄·가을철과 설·추석 등의 특수경부하 기간에 전력당국 급전지시를 받아 출력조절에 참여하는 준중앙급전발전기는 용량정산금과 예비력정산금 등의 전력시장 보상이 주어진다. 바이오매스·연료전지·열병합·폐기물 등으로 구성된 이들 발전자원은 수요에 따라 어느 정도 발전량을 증감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비중앙발전기로 분류돼 출력제어 참여유인이 없었다.

1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경직성 전원 비중이 매년 증가해 계통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이런 내용의 준중앙급전발전기 운영제도를 올가을 경부하기부터 도입키로 하고 이달초 비수도권 발전기 71대 2824MW를 대상으로 참여신청을 받았다. 현재까지 열병합, 바이오매스, 연료전지, 폐기물, 수력 등 5MW 초과 비중앙발전기 약 400MW가 제도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준중앙급전발전기 기준은 1~1.5시간 이내 최대출력을 60%이하까지 낮출 수 있는 자원 가운데 전압·주파수제어(GF·AGC) 성능을 갖춘 발전기다. 단 GF·AGC는 사업자 준비기간을 고려해 일단 적용을 1년 유예하고, 유연성 성능도 올 가을은 70% 이하, 내년 봄은 65% 이하 순으로 성능을 높여 내년 가을부터 기준(60% 이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까지 등록시험을 벌여 조건을 충족하는 발전기를 최종 등록할 계획이다.

전력거래소는 이달 규칙개정위원회 상정과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달 개정 전력시장운영규칙을 공고한다는 방침이다. 규칙개정이 완료되는 즉시 급전자원으로 활용해 가을철 경부하에 대응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추석 최저수요가 45GW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석탄운영 최소화, 공공태양광 발전중단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비중앙발전기로 분류돼 항상 전출력으로 발전하던 발전기 중 출력조절이 가능한 발전기를 추려 보상하는 이유는 갈수록 경직성 전원이 늘어 계통운영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에 의하면 경부하기간 경직성 전원 비중은 2022년 67.4%에서 올봄 75.8%로 8.4%P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유연성 전원은 32.6%에서 24.2%로 줄었다. 경직성은 출력조절이 어려운 원전과 태양광, 유연성은 가스·석탄·양수 등을 의미한다.

앞서 정부는 원전출력을 미리 낮추거나 석탄화력을 정지하는 방법으로 봄·가을철 특수경부하의 수급균형을 맞춰왔다. 작년의 경우 명절마다 원전을 1~2기를 감발했고, 새벽에 정지시킨 원전을 오후 3시 이후 재가동하는 일일 석탄화력 기동정지 횟수도 20회를 넘겼다. 하지만 이들 저비용발전기를 제어는 공급비용 증가를 초래하는 동시에 안전이나 환경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에 준중앙급전발전기로 등록하는 발전기들은 3~5월 봄과 9~11월 가을 및 설·추석 연휴기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당국 급전지시를 받게 된다. 준중앙 운영시간에는 주파수 추종운전을 하다가 하향예비력이 3GW 미만이거나 상향예비력이 6.5GW 미만일 때 직접 출력제어에 참여한다. 이렇게 참여한 발전기들은 기존 중앙급전발전기처럼 용량요금과 급전지시 이행률에 따른 예비력정산금도 받게 된다. 

단 평균이행률이 90%미만~80%이면 용량정산금을 20% 차감하고, 70% 미만은 전액 미지급하는 등 패널티 조항도 마련할 예정이다. 3회 이상 연속 이행률이 50% 미만이거나 특성자료를 거짓제출하는 등 급전지시 불이행이 반복되면 준중앙발전기로서의 자격을 박탈한다. 업계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시행과 실시간시장 확대로 준중앙급전발전기 참여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을 포함한 자원 잠재량은 약 4GW이다.

한 관계자는 "바이오매스나 소각장발전기, 연료전지, 수력 등은 출력을 일정부분 줄일 수 있는 자원들"이라며 "향후 제주처럼 육지에서도 마이너스가격이 나오면 보상없이 출력제어를 해야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차라리 준중앙급전자원으로 참여해 정산금을 받는 게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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