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진우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부대표
"이격거리·임야규제·토지부족 등 사업 애로 여전"

명진우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부대표가 사업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명진우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부대표가 재생에너지사업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2017년 설립된 재생에너지 개발·운영 전문기업이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2020년부터 기존 발전소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최근에는 BLK평택물류센터 지붕에 2.3MW규모 태양광을 설치하고, 영주시 500kW 태양광을 리파워링해 1.1MW 발전소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10일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서울 종로 사무실에서 재생에너지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명진우 부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활동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불과 수년만에 회사 규모를 크게 키웠는데 비결은?

"브라이트에너지는 2020년 블랙록으로부터 투자받은 자본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2020년은 태양광사업 물량이 감소하기 시작한 시기로 기존 사업을 인수, 개발하는 것으로 사업전략을 세웠다. 이 전략을 통해 150건이 넘는 거래경험을 쌓고 300개 이상의 사업을 보유하게 됐다. (설비용량 기준 약 400MW, 1개당 평균 3.2MW) 이렇게 사업 규모를 성장시킨 것은 물론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 중대형사업을 직접 개발하고 인수할 수 있는 체급을 갖췄다. 이제는 100MW 이상 초기 개발단계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인원도 80명 이상으로 늘었다. 투자, 개발, 운영을 담당하는 태양광을 경험하지 못했던 직원들도 사업전략과 함께 성장했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블랙록이라는 거대자본과 인력의 시너지를 통해 2~3년 안에 1GW규모까지 사업을 확대할 것이다. 우리는 사업 계획과 운영, 개발을 할 수 있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준비된 기업이다. 우리의 자신감은 슬로건인 ‘가장 깨끗하고 저렴하며 안전한 에너지 바로 지금 여기에’를 통해서도 엿 볼 수 있다. "

- 중점 사업지역은 어딘가

"굳이 구분하자면 지금은 호남이 가장 많다. 사업초기에는 강원권이 많았다. 다만 특별히 지역을 정해놓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수도권부터 제주도까지 골고루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리스크를 분산시켰다는 장점이 있다. 한 곳으로 사업이 몰려있다보면 자연재해, 발전소 이슈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태양광이 분산전원이기 때문에 분산해 설치하는 것을 고려했던 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 태양광 이외 다른 재생에너지 연계 사업은?

"태양광이 확실한 기회가 있는 미래사업인 것처럼 에너지저장장치(ESS)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ESS를 통해 계통을 안정화하려고 한다. 세계에선 이미 계통안정을 위해 ESS를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야할 길이다. 이외에도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워터'를 통해 급속충전기를 전국에 설치하고 있다. 향후에는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로 차량을 충전하는 것까지 계획하고 있다."  

- ESS 연계사업은 어떤 점이 어려운가

"우리나라는 화재 이후 ESS에 대한 제도가 닫혀 글로벌 3~4위였던 설치시장 규모가 지금은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민간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성장기반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민간이 진입하지 않으면, 공공만으로 할 수 있는 한계는 명확하다. 배터리ESS 활성화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은 문제도 있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수익성을 가늠할 수 없다. 결국 가야할 길이기에 기회가 열리면 적극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투자자인 블랙록에서도 기회를 늘 보고 있다."

- 해외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나 국내시장 확대 계획은 

"투자사인 블랙록은 아시아태평양에서의 태양광시장을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좋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명확한 전략을 갖고있는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와 블랙록의 자금이 선순환을 만든 셈이다. 아태에선 일본이 블랙록이 아직 재생에너지로 진출하지 않은 국가다. 사업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진출할 생각은 있다. 다만 지금은 국내에 집중할 타이밍이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단순히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닌 시장 성장을 이끄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시장은 중소사업이 90% 이상으로 질적수준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운영과정에서 태양광시장을 독식하기보다 시장참여자끼리 상생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당장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긴 어렵겠지만 파트너사들에게 글로벌  환경안전·보건 기준을 전파하는 일도 지속할 것이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에 의견을 묻기도 한다. 재생에너지 관련 제도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게 비전이다."

- 재생에너지 확대에 부정적인 이들은 태양광 부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대한민국은 재생에너지사업을 하기에 좋지않은 환경이라는 오해가 있다. 우린 투자유치 과정서부터 2050년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면적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하나의 시·군 단위 면적이면 205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해 이 내용을 투자자와 공유했다. 다만 부지보다 전력계통이라는 문제가 남아있다. 계통부족, 이격거리 등 문제만 해소되면 재생에너지사업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최근에는 농지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라남도를 비롯해 지자체가 태양광을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 

- 지자체 의지가 발전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주민참여형사업으로 REC 가중치를 주민에게 돌아가게 하는 지자체도 있다. 실제로 주민이 수익을 얻고 있다. 사업자입장에서는 주민에게 꼭 수익이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지자체가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하는 것이 좋다. 중립적인 입장의 지자체는 주민수용성에 많이 휘둘리게 된다. 영광군, 고흥군 등은 이격거리를 완화하는 활동을 펼쳤고, 신안군은 이미 재생에너지 수익을 주민에게 공유했다. 신안군 사례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사업자에 대한 인식도 변화고 있다. 지자체부터 인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자체도 재생에너지를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하면 된다. 태양광은 빠른 기간에 설치·운영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이다."

-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지자체는 이격거리 규제를 유지한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일부 지자체다. 실제로는 이격거리와 임야규제로 인해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대부분이다. 경사가 15도가 넘으면 보려고 하지도 않는 지자체도 많다. 산업부가 이격거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음에도, 다양한 이해관계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격거리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규제다. 태양광설비를 처음 설치할 때 초기에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시공했던 행위들이 불러온 결과라고 봐도 된다. 실제로 매년 장마철 산지태양광 점검 등이 이뤄지고 있고, 산지태양광으로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처음 설치할 때 제대로 된 예산과 설계로 지었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다."

-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점이 중요하다고 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도 산지에 태양광발전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사고사례는 없다. 이를 위해 지역별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보고받고 있다. 태양광 설치 이후 주로 신경써야하는 부분은 제초다. 음영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한다. 이외에도 배수로를 잘 관리해야 토사가 쓸려내려가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에는 많은 강수량으로 다른 사업체 사업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 최근에는 리파워링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과거보다 발전된 모듈 기술을 활용해 리파워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후 핵심 설비를 철거하고 재구성해 설비용량은 늘리면서 부지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2012년에는 다결정모듈 중 효율이 가장 좋은 것이 14~15%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N타입부터 탑콘을 넘어 기술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효율이 20%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리파워링단계에선 구조물은 보존한 상태로 모듈, 전기배선, 인버터, 수배전 등을 교체한다. 효율이 상승하다보니 과거대비 동일면적에서의 발전량이 늘었고, 현재는 모듈가격이 유례없이 저렴해 설치 비용이 많이 줄었다. 다만 개발가능한 땅이 많이 줄어들다보니 최근 토지가격이 많이 올랐다. 모듈, EPC 비용은 줄었으나 토지를 사들이는 비용이 늘어 사업자 수익률은 비슷하다. 아예 토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개발할 수 있는 부지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

- 태양광 부지 잠재량은 어디가 많은가

"농촌에는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많은 부지가 있다. 다만 현재 농촌태양광은 농민이 주축이 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향이다. 또 농민조합설립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후위기, 국가 재생에너지 달성 등을 위해선 빠른 태양광 확산이 필요하다. 그래야 제조업 또한 보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주민수용성이 너무 큰 장애물이다. 모두 제도화하려면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 꼭 농사와 태양광을 병행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도 있다.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은 비용으로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농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 지붕태양광 여건은 어떤가

"지붕형태양광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붕형태양광은 계통이 아직 많고 이격거리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10년 전에 비해 달라진 것이 없다. 임차에 대한 보호가 법으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크다. 금융권에서는 이 리스크를 진입장벽으로 보고 있어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또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사업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불필요한 투자를 추가해 수익을 보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 방향성과는 맞지않다." 

- 재생에너지를 서둘러 확장해야 하는 이유는

"RE100, CBAM, 기후공시 의무화 등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지 않으면 국가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시대다. 올해는 추석이 코앞인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다. 이제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명진우 부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명진우 부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유정근 기자 [email protected]

[명진우(明振宇) He is...] 서울 출생으로 연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한화도시개발에서 제3섹터 방식 대규모 부동산개발사업 시행을 경험했으며, 2011년 태양광 사업분야로 진출해 한화큐셀에서 여러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한화에너지에선 태양광 O&M 총괄 실무자 역할을 맡았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에는 2019년 하반기 첫 직원으로 합류했다. 현재는 BEP의 부대표이자 COO(최고운영책임자)로 태양광사업부문, 인사·총무 등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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