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회 법률사무소 이이(EE, 怡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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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칼럼 / 구민회] 필자는 본지 681호(2022년 11월 14일 발간)에 ‘에너지다소비산업의 온실가스감축에 막대한 경제적지원을 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는 칼럼을 썼다. 약 1년 반이 지난 2024년 3월 25일, 미국 연방정부는60억 달러를 지원하는 산업실증프로그램[Industrial Demonstrations Program (IDP)]을 발표했다. IDP는 산업부문 혁신, 국내 제조 강화, 온실가스 감축이 핵심이다. 

IDP는 에너지부(DOE)의 청정 에너지 실증 사무국(OCED)이 관리하며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에는 초당적 인프라 법안에서 4억8900만달러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 54억7000만달러가 지원된다. 이러한 IDP의 연방 투자 지원에 민간사업자의 투자가 매칭되면 산업부문에 총 2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사용된다. IDP는 에너지 효율, 전기화, 대체 연료를 포함한 혁신적인 탈탄소화 솔루션을 지원하는데, 이번에 선정된 33개 프로젝트는 탄소 배출량을 평균 77% 감축하고, 연간 1400만톤 이상 줄인다.

IDP의 특징을 더 살펴보자. 먼저 프로젝트당 지원금 규모가 경이롭다. 무려 최대 4억달러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회사가 다섯 군데나 된다. 알루미늄과 금속 부문에서 한 곳, 시멘트에서 두 곳, 철강에서 두 곳이다. 적게 지원받는 곳도 최소 2000만달러 이상이다. 

IDP에는 기업규모에 대한 차이(수혜여부, 수혜규모)가 없다. 예를 들어 공정 열 부문에서 스카이벤이라는 에너지 서비스 스타트업 회사는 증기를 만들 수 있는 산업용 히트펌프 프로젝트에서 최대 1억4500만달러의 정부지원을 받게 되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장이 결정되기도 전에 말이다. 또 유명한 다국적 식품 대기업인 크래프트 하인즈는 전기화와 에너지저장 프로젝트에서 최대 1억7090만달러를, 주류를 제조하는 디아지오는 열저장 프로젝트에서 최대 7500만달러를 지원받게 되었다. 지원자격에 대/중/소기업, 제조업/서비스업을 가리지 않았고 지원 규모에 있어서 차등도 두지 않았다. 

물론 IDP는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연방정부 지원금은 총 투자비의 30% 정도(연방 60억달러+민간 140억달러)만 감당하기 때문에 나머지 투자비는 민간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효과,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 양질의 일자리 등은 선정에 있어 핵심 요소다. 선정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의 구체적인 협상의 시작일 뿐이다. 정부 지원 상한액만 결정된 것이어서 실제 지원을 받고 프로젝트를 잘 이행하기 위해서 계속 의논해야 하며 중요 조건에 대해 단계별로 협상을 거쳐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국 에너지부는 IDP에 선정된 33개 프로젝트를 통해서 산업부문에서 연간 1400만톤 이상의 CO₂ 배출량을 줄이고 200억달러를 국가 전체적으로 투자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미국 산업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투자되어야 할 1조1000억달러의 2%에 불과하다고 하며, 나머지 98%를 탈탄소 하기 위해서 계속된 IDP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산업부문에 매년 얼마가 투자되어 얼마만큼의 온실가스가 매년 감축되었는지, 앞으로 총 얼마가 투자되어야 하는지 정부 발표자료에서는 알 수 없다. 우리 정부 예산인 에너지이용 합리화 자금이나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은 IDP에 비교하면 너무 적고 대기업은 제외되거나 최후순위로 밀리며, 사업장당 지원 상한도 아주 낮다. 

진정 우리나라 산업부문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한다면, 정부는 미국의 IDP처럼 지원하고 민간은 지원액의 두 배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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