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한빛에너지·인프라프론티어자산운용 등도 참여
폐광으로 인구 감소하는 태백시 청정에너지 도시로 전환

3일 태백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그린메탄올 생산 프로젝트 업무협약식 참석기업 대표자들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일 태백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그린메탄올 생산 프로젝트 업무협약식 참석기업 대표자들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투뉴스] 플라젠이 동서발전 등과 강원도 태백시에 연간 10만톤 규모 청정메탄올(그린메탄올)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플라젠과 태백시는 3일 오후 태백시청 대회의실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그린메탄올 생산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활용한 2027년까지 우선 연간 1만톤급 청정메탄올 생산시설을 건립한 뒤 향후 생산량을 늘려가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는 동서발전, 현대코퍼레이션, 쌍용건설, 옵티멈트레이딩, 한빛에너지, LF에너지, 에스텍코리아, 인프라프론티어자산운용 등도 참여했다.

원료 조달부터 플랜트 제작 및 설치, 운영, 생산청정메탄올의 구매, 탄소배출권과 프로젝트 금융 조달 등을 분담할 계획이다. 상업용 규모 청정메탄올 플랜트를 건설하는 건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한때 무연탄 생산기지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했으나 폐광정책으로 쇠락하고 있는 태백시를 청정에너지 산업도시로 전환해 탄소중립 중심지로 재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태백시는 올해 6월말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최종 폐광으로 지역경제 기반이 취약해진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태백시 인구는 3만8702명으로 20년전 12만명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상호 태백시장은 협약식에서 “지역경제 버팀목이었던 탄광산업이 저물면서 도시 소멸 위험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며 “정부 큰 정책인 탄소중립실현과 지역균형발전에 시금석이 될 청정메탄올 생산기지화는 새로운 미래 10년을 열 기회”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태백시를 에너지원 개발과 생산도시로 특화시켜 미래세대에게 선물을 줘야 할 기성세대의 책무가 있다”면서 “청정메탄올 생산설비 구축은 미래자원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상협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글로벌 재생에너지원 시장에서 청정메탄올에 크게 주목하고 있고, 우리 산림자원은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태백시는 그린메탄올 원재료인 산림자원과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풍부해 청정메탄올 생산을 위한 최적의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태백시 장성광업소 부지에 10만톤 규모 청정메탄올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연간 2만2000톤 규모 생산 플랜트를 건설하는 내용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업자들은 정부 지원이 이뤄지면 10만톤 이상 청정메탄올 생산기지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백시장과 이영찬 동서발전 부사장, 경국현 플라젠 대표 등이 협약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청정메탄올은 산림 부산물인 바이오매스를 800 ℃ 이상 고온에서 수증기와 촉매 화학반응으로 수소 및 일산화탄소로 분리하고 이를 합성해 생산한다. 석탄이나 석유를 원료로 생산하는 그레이(Gray) 메탄올과 비교해 청정메탄올 1톤당 이산화탄소 5.5톤을 저감할 수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국제해운의 탄소배출량을 100% (Net-Zero)저감하는 ‘2023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채택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규제에 나설 방침이다. 해운사들은 탄소중립 연료인 청정메탄올을 연료로 쓴 메탄올 추진 선박을 발주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국제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2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한·미 녹색해운항로 구축 협력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부산·울산항과 미국 시애틀·타코마항간 컨테이너선 항로와 자동차 운반선 항로를 2027년 시범 운항하는 게 목표다. 태백시 청정메탄올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한 청정연료를 한·미 녹색해운항로 선박 연료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청정메탄올 생산량은 아직 전무하다. 해양수산부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톤의 청정메탄올을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다. 

경국현 플라젠 대표이사는 “태백시에서 2030년까지 국내 청정메탄올 생산목표의 20%인 연간 10만톤을 생산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에너지안보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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