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최근 발전소 건설과정에서 고가의 발전기를 수송하다가 길에 떨어뜨리는 등 웃지못할 원시적 사고가 잇따르면서 전업계가 뜻하지 않은 일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는 소식이다.(본지 2024년 8월19일자 보도)

동서발전이 음성에 건설중인 천연가스발전소는 지난 4월 발생한 발전기 수송중 낙하사고로 같은 달 현장으로 반입하려던 발전기를 아직까지 들이지 못하고 있다.

사고는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고용한 운송업체가 일으킨 사안으로 378톤의 중량물을 실은 트레일러가 평택을 거쳐 충남 공주시 주변 경사로를 오르다가 힘부족으로 뒤로 밀리면서 가격이 1000억원에 달하는 발전기가 도로곁 흑밭에 내팽겨쳐졌다.

발전기는 외관상으로는 큰 손상이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윤활유가 유출되는 등 내부이상 가능성이 제기돼 제조사인 지멘스가 품질보증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기는 가스터빈 및 스팀터빈과 함께 가스발전소를 구성하는 핵심주기기로 3개 기기 중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며 주문제작이라 금방 조달가능한 기기도 아니어서 동서발전의 음성 천연가스 발전소는 준공이 늦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어난 어이없는 사고는 SK가스가 건설하고 있는 울산GPS로 당초 지난 2월 최초점화를 시작해 8월중순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4월 시공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옛 SK건설)이 주기기를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가스터빈 주요부품을 태우면서 홍역을 치렀다.

이 사고는 시운전 현장의 황당한 단순실수로 발전소 컨트롤룸 운전원들과 주기기 설치현장 엔지니어들간의 무전기 통신과정에서 가스터빈 호기를 잘못 인지해 조작하지 말아야할 차단기를 강제로 내렸고 이 과정에서 가스터빈 주발전기차단기가 소실됐다는 것이다.

시공사측은 스팀터빈에 붙은 주발전기차단기를 급한대로 수리를 했으나 손상된 부품을 조달하고 추가 시운전에 나서느라 상당한 시간이 지연됐다. 해외 선행발전소들의 개선사항 반영까지 더해지면서 울산 GPS 상업운전은 올해 8월에서 12월로 연기된 상태다.

시행사인 SK가스는 스스로 낸 사고는 아니지만 같은 그룹사의 허물이다보니 쉬쉬하면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은 상황.

이같이 발전업계에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한데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전력산업 전반에 흐르고 있는 분위기 탓이 있음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

엄청난 누적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부터 시작해서 발전자회사들이 비용절감에 마른수건 짜듯이 긴축경영을 하면서 이같은 여파가 건설을 맡은 시공사와 휘하의 관련업계까지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터무니없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더 큰 사고를 불러올수도 있다는 점에서 발전업계는 물론이고 관련 산업 전체가 모두 바짝 긴장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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