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인상→한시간 뒤 E1 동결→SK가스 동결 재결정
누적 미반영분에 석달 연속 오른 CP로 경영부담은 가중 

국내 LPG가격이 2022년 8월과 12월에 이어 올해 6월 벌어졌던 해프닝이 이달에 또 다시 빚어지면서 인상과 동결의 롤러코스트를 탔다.
국내 LPG가격이 2022년 8월과 12월에 이어 올해 6월 벌어졌던 해프닝이 이달에 또 다시 빚어지면서 인상과 동결의 롤러코스트를 탔다.

[이투뉴스] 국내 LPG가격이 한 시간 만에 롤러코스트를 탔다. 2022년 7월과 12월에 이어 올해 6월 벌어졌던 해프닝이 이달에 또 다시 빚어졌다. 국내에 LPG를 공급하는 SK가스, E1 등 LPG수입사의 물밑 신경전이 만들어낸 데자뷰인 셈이다. 

SK가스는 30일 10월 LPG공급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299.80원에서 1319.81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306.41원에서 1326.41원으로 조정됐다. 수송용 부탄은 리터 당 927.21원에서 938.89원으로 올렸다. 전월대비 프로판은 ㎏당 20원, 수송용 부탄은 리터 당 11.68원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동결이 이어지다 8월 큰 폭으로 인상되며 우상향의 변곡점을 만들었던 국내 LPG가격이 9월 다시 동결되더니 10월에 또 다시 인상되면서 하반기 들어 동결과 인상이 매월 반복되는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7월까지 동결이 이어진데 따른 누적 미반영분이 여전한 상황에서 가격조정의 주요인인 국제LPG가격(CP)이 석달 연속 오르고, 계절적 요인으로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가 맞물리며 이대로 경영적 부담을 감내하기 어려운데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한 시간 뒤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이 10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동결키로 하면서 분위기가 급전했다. 

국내 LPG가격은 사우디아리비아 아람코로부터 CP가 통보된 이후 매월 말일 결정된다. SK가스와 E1 등 LPG수입사가 먼저 가격을 결정하면 나머지 LPG공급사인 정유사들이 비슷한 가격대로 결정해 거래처에 통보하는 것이 관례적이다. 시장의 특성 상 별다른 큰 변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을 양분하는 E1이 공급가격을 동결하자 결국 가격 인상을 결정했던 SK가스는 한 시간 뒤 거래처에 공급가격 동결을 다시 통보했다. 

지난 2022년 7월에는 SK가스가 공급가격을 동결했으나 1시간 뒤 E1이 가격인하를 결정하면서 SK가스가 다시 거래처에 동결을 통보했으며, 12월에도 SK가스가 동결을 결정하자 30분 뒤 E1이 가격인하를 결정하면서 SK가스가 거래처에 재통보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올해 6월에는 SK가스가 인상을 결정했으나 하루 뒤에 E1이 동결을 공표하며 하루 만에 인상과 동결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례가 빚어졌다.  

이번에 우여곡절 끝에 LPG공급가격이 동결로 최종 결정되면서 타 연료와의 가격경쟁력과 택시운전자,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주 수요층의 부담 완화에는 플러스 요인이 됐으나 LPG수입사의 경영적 부담은 한층 커지게 됐다. 가장 큰 조정요인인 CP가 석달 연속 오른 데다 난방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시기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CP는 올해 1월과 2월 각각 톤당 평균 10달러 오른 뒤 3월 동결에 이어 계절적 요인과 맞물리며 4월 평균 17.5달러, 5월 평균 35달러, 6월 평균 10달러 내리며 하향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7월 동결에 이어 8월 평균 7.5달러, 9월 평균 20달러에 이어 이달에는 평균 22.5달러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30일 E1과 SK가스에 10월 CP를 톤당 프로판 625달러, 부탄 620달러로 통보했다. 프로판은 전월대비 20달러, 부탄은 25달러 오른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나타냄에도 불구하고 CP가 상향세를 이어가면서 조정요인의 무게가 더해진 셈이다. 

그나마 또 하나의 가격조정 주요인인 달러당 환율은 하향안정세를 이어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1월 1316원, 2월 1332원으로 상향세를 나타냈던 기준환율은 3월 1328원에서 다시 4월 1362원, 5월 1366원, 6월 1376원, 7월 1383.91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가다 8월 1365원대로 주춤한 후 이달에는 1335원대로 내려앉았다. 

앞으로도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대한 정무적 판단과 타 연료와의 가격경쟁력에 더해 CP 및 환율 등 인상요인의 비중을 어떻게 셈하느냐에 따라 이번과 같은 SK가스, E1 등 LPG수입사의 가격마케팅 해프닝은 또 다시 빚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채제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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