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공단 노조 측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
답 못찾은 정부는 운영방향 용역 재추진

석탄공사(왼쪽) 본사와 광해광업공단 본사 전경. 두 기관 모두 원주시에 적을 두고 있다. 
석탄공사(왼쪽) 본사와 광해광업공단 본사 전경. 두 기관 모두 원주시에 적을 두고 있다. 

[이투뉴스] 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최근 문을 닫으면서 공사와 광해광업공단의 통합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석탄공사가 더 이상 무연탄 광산을 운영하지 않음에 따라 이후 정리 작업이나 직원 고용승계 등을 위해 광해광업공단이 흡수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냐는 시각에서다. 하지만 갑론을박만 오갈 뿐 아직 방향이 정해진 건 없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석탄공사 장성광업소는 폐광신고를 마치고 광업권 소멸을 위한 나머지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퇴직 광원들을 위한 특별위로금 등도 금액을 책정했으며 집행만을 남겨 놓고 있다. 채탄작업은 지난 5월 중단했다.  

이로써 공사는 삼척 도계광업소 1개 탄광 만을 남기게 됐다. 이곳 폐광 예정일은 내년 6월로, 1년 내 공사의 모든 무연탄 채광 사업이 끝난다.

이같은 조기폐광 정책에 맞춰 정부는 향후 공사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다. 작년말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탄광 조기 폐광 방침에 따른 석탄공사 운영 방향 설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적인 부분에 가로막혀 별다른 수확이 없었다는 전언이다. 공사 노조관계자에 따르면 올초 이 용역의 결과가 나왔으나, 부채 문제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용역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석탄공사를 어떻게 하겠다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아직 없다"며 "무엇하나 결정된 것 없는 매우 답답한 상황이다. 다른 기관과의 통합이든, 청산법인이든 빨리 결정돼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준비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공사 직원들은 내년 도계광업소 폐광에 맞춰 본사 역시 같이 철수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탄공사가 사라지더라도 할 일이 남아 있는 것이 문제다. 폐광후 처리 문제나 연탄용 무연탄을 당분간 공급하는 일 등이다. 본사 직원 고용승계도 골칫거리다. 현재 본사에는 7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비슷한 자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광해광업공단과의 통합·흡수설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두 공기업의 본사도 강원도 원주시로 같다.

다만 이러한 통합안에 대해 공단 측은 적지 않은 부담감을 내비치고 있다. 부실기관과 부실기관이 손을 잡기엔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공사의 부채는 2조5020억원, 광해광업공단 부채는 8조120억원이다.

무엇보다 공단 역시 3년 전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이 통합해 만들어진 기관이고, 아직 내부 교통정리도 끝나지 않았다. 

임승범 광해광업공단 노조위원장은 "자본잠식 등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어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단순히 합치기만 해서는 안된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에 불과하다. 석탄공사의 부채가 먼저 해결되고 이후 통합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15년간 석탄공사의 자산 및 부채 규모. ⓒ알리오
최근 15년간 석탄공사의 자산 및 부채 규모. ⓒ알리오

김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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