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동해안에서 전력소비가 많은 수도권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HVDC 건설이 지연되면서 신뢰도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해당 발전소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발전사들은 765kV 송전선로 이중고장에도 문제가 없도록 설정된 현행 기준이 과도해 발전제약이 빈발하고 있다면서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능성이 극히 낮은 사고까지 상정해 계통을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이라며 동해~태백~가평을 있는 765kV 선로의 신뢰기준을 단일 고장으로 완화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시적이라도 전력수요가 몰릴 시점의 신뢰기준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본지(7월15일자) 보도에 의하면 전력망중 가장 신뢰성이 높고 고장확률이 적다고 알려진 765kV에서도 매년 크고 작은 고장이 잦은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이 선로 상업운전 이후 지금까지 모두 71건의 고장이 발생했으며 이중 2회선이 동시정지한 이중 고장도 9건에 달했다.

특히 이중 고장  중 3건은 시스템 자동복구(재폐로)에도 실패해 자칫 광역정전으로 이어질 뻔 한 것으로 드러났다. 765kV 송전선로는 적을 때는 3~4GW 많게는 6GW까지 수도권으로 보내는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재폐로는 송전선로 양쪽의 보호계전기가 고장을 감지해 말리초 단위 짧은 시간에 차단기를 작동했다가 전력을 재공급하는  일종의 자동복구 시스템이다.

고장 원인은 불시에 송전선로나 송전탑에 내려치는 벼락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과 바닷기 가공선로의 애자 등에 달라붙은 염분이 고장 원인으로 드러났으나 고장 원인별로는 예방이 어려운 자연자해가 가장 많았고 설비결함과 외물접촉, 자연열화 등도 간헐적으로 있었다.

전문가들은 100년에 한번 확률이라는 765kV 이중 고장이 지금까지 9번이나 발생했고 이 중 3건은 자동복구에 실패해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는 점을 들어 기준 완화는 쉽지않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다중 고장 비중이 2021년 5.6%에서 이듬해 18%로 대폭 늘어나는 점을 들어 한시적으로라도 신뢰도 기준을 완화했다가는 자칫 전력대란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기준 완화가 큰 사고로 이어진다면 수습할수 있는 전문 규제기관이 없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점이다. 

외국의 경우 전력계통을 감독하고 하자가 생길 경우 보완할수 있는 전문 규제기관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없는 형편이다. 바닷가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전력망의 신뢰도 기준을 낮추는 문제는 가볍게 결정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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