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환 포항공대 기계공학과/첨단원자력공학부 특임교수

김무환 포항공대 특임교수
김무환 포항공대 특임교수

[이투뉴스/김무환 칼럼] 최근 원자력 산업계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지난 수년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일해 온 많은 분께 감사인사와 함께 축하를 보낸다. 원전 수출은 미국, 프랑스,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같은 세계 최강대국과 경쟁하면서 항상 새로운 기술과 융합하여 끝없이 발전을 거듭해야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 혁명의 중심인 인공지능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과 융합하여 더욱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을 개발·건설·운영해야 한다. 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SMR이나 초소형 원자로 등 신형 원자로와 사용후핵연료를 비롯한 폐기물 처분에도 이런 기술이 적극 이용될 것이다.

원자력 산업은 설계, 건설, 운영을 책임지는 산업계와 독립적으로 안전을 규제하는 분야가 항상 균형 있게 발전하여야 한다. 특히 산업 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획기적인 기술 발전 시기에는 안전규제 기술의 발전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새로운 기술과의 융합은 획기적인 발전의 전기를 마련해 주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업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안전을 독립적으로 책임지는 안전 관련 규제자에게도 인공지능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준비가 필요하다.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전을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 운전이 기대되고 있지만 어떠한 기준을 적용해 허가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된 데이터의 신뢰도와 결과의 정확성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수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미래에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전기차 등의 급격한 수요 증가와 지구 환경을 위해 시급한 탈탄소 정책이 단기간에 같이 시행되면, 전기 에너지의 급격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이 경우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해 원자력 산업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자력 산업계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과부하로 인해 종사자들이 급하게 일을 처리하도록 심적인 압박을 받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산업계와 안전규제 기관은 미리 새로운 융합 기술로 충분히 준비된 인력을 양성하고 기존의 인력에 대한 신기술 교육에 최선을 다해 국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원자력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인력부족이다. 특히 원자력 분야는 공학의 많은 부분이 융합된 특성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과 사회학, 심리학 분야 등 인문사회학 분야도 아우르는 융합 인재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미래의 필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 산업계 그리고 학계의 담대하고도 획기적인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대학에서는 VR, MR 등을 이용한 가상 기반 현장 교육 시행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배가시켜야 한다. 또 인공지능, 로봇, 선진 제조 분야 등 첨단 기술 분야와 사회학, 심리학 분야 등 인문사회 분야를 새로이 개설하거나 기존 교과목에 충분히 포함하도록 융합 강의를 시행해야 한다. 이러한 강의를 온라인을 이용해 대학 간 공유해 전국적인 교육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국내 대학에서 이러한 개혁에 성공하려면, 대학 자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과 산업계의 합심 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원전을 신규 도입하는 정부는 안전을 평가해 국민을 방사선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도입 국가로부터 안전규제에 관련된 많은 협력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여준 원자력 설계, 건설, 운영 능력과 함께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들과 융합한 안전규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해 선도적인 원자력 안전 분야의 국제적 리더십을 확보한다면 국제적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김무환 포항공대 기계공학과/첨단원자력공학부 특임교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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