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운 고등기술연구원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장
충주 바이오가스 마더스테이션 벤치마킹 도시 늘어
“민간이 운영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충전소 필요”

송형운 고등기술연구원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장이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생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형운 고등기술연구원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장이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생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천연가스 개질과 전기분해(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단가가 너무 비싸다. 반면 생산과정에서 대기 중 유기물을 합성하는 바이오매스는 탄소중립연료로 인정받았을뿐 아니라 단가도 낮아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달 2일 고등기술연구원 용인 본원에서 만난 송형운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장은 수소충전소 가격 저감의 열쇠로 바이오가스를 꼽았다. 센터는 음식물쓰레기로 수소를 생산해 인근 충전소에 공급하거나 운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마더스테이션인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는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가

“지난해 기존 플랜트공정센터에서 인력 중 15명이 나와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를 설립했다.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인만큼 전문성이 강화됐다고 보면된다. R&D는 물론 수소 생태계 구축을 비롯한 용역, 자문을 하고 있다.” 

-지난 1년 현안은

“연구개발이 주요활동이다 보니 R&D 예산 감소가 가장 큰 현안이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예산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해와 비교해 100억원 정도 줄었다. 남은 R&D 중에서도 대부분이 액화수소와 수전해분야다. 기체수소 분야는 이미 충분히 연구개발됐다는 오해가 있다. 완성도가 있으면 민간 투자가 활발해야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액화수소와 수전해뿐 아닌 기존 냉각기 등 부품에 대한 지원도 계속돼야 한다. 액화수소나 수전해는 기술자가 바라보기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연구개발한 결과만 내놓고 쓰질 않는다. 제품은 계속 내놓는데 외산을 쓰는 실정은 바뀌지 않는다.

-당장 연구비 확보는 어떻게 하고 있나

“센터 자체 현안 해결을 위해선 연구 용역 확보활동을 계속해 왔다. 산업부는 물론 에너지기술평가원 과제도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 과제인 스마트팜사업단에도 참여했다. 바이오가스에서 수소로 개질하는 과정을 축약하기 위한 R&D도 하고 있다. 아직 수소만으로 경제성을 찾기 어려울뿐더러 시설 구축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외에도 공정서 나온 탄산을 판매하기 위한 용역도 찾고 있다. 탄산은 용접용, 드라이아이스 등 다양한 곳에 쓰이는 에너지원이다. 이를 위해 충주에 탄산을 포집할 2단계 시설을 짓고 있다. 9월 준공될 예정이다.”  

-수소의 경제성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천연가스를 개질하거나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아직 경제성이 없다. 특히 수전해는 타산이 맞지 않는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는 REC로 팔면되는데 누가 굳이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하려고 하겠나. 기술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반면 바이오가스는 수소 경제성 문제 해결의 키가 될 수 있다.” 

-바이오가스가 해결 방안으로 꼽는 이유는

“쉽게 생각하면 된다. 음식물쓰레기 등을 개질해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료 가격이 나오지 않는다. 원료가격만큼 가격이 싼거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충전소보다 저렴한 가격인 kg당 7700원에 판매해도 흑자다.” 

충주시 내 수소충전소 판매 가격.
충주시 내 수소충전소 판매 가격.

-센터가 운영하는 바이오수소충전소 이외 충주시 내 가격이 모두 kg당 7700원이다.

“원료를 충주시로부터 받기 때문에 충주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한 결과다. 다른 충전소에서도 kg당 7700원에 팔 수 있도록 이윤을 낼 수 있는 수준인 kg당 4000원미만 가격에 공급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센터가 운영하는 충전소에서 판매하는 양은 지역 내 두 충전소보다 적다.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기에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이 이유다. 2022년 운영을 시작한 이후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400kg다. 이걸 다 kg당 7700원에 팔았으면 수입이 더 좋아졌을 거다. 충전소에서 운전자에 판매하는 양은 하루 100kg 안팎이다.  

-바이오가스를 수소와 접목한 배경은

“바이오가스의 역사를 먼저 알아야 한다.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보일러, 열과 전기, 도시가스, 수소까지 생산·판매할 수 있다는 이론은 옛날부터 있었다. 수소가 바이오가스의 4세대 모델이었던 셈. 그러나 경제성 문제로 아무도 하지 않았다. 2019년에 이르러서야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용역이 에기평 과제로 진행됐다. 수소생산 관련 국가 R&D가 아니었으면 끝까지 시도가 없었을 거다.”

  -첫 바이오가스 수소 생산시설이다. 어려움은 없었나

“KGS 인증을 받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심사관 또한 처음 인증을 해주는 일이다 보니 공정을 이해하기 어려워 했다. 연료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충전소는 KGS 217 코드 인증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제조식 충전은 216 코드 등 인증받아할 코드가 더 있었다. 그러다보니 여러 KGS 코드 인증을 받는 최초의 충전소가 되기도 했다(웃음). 이외에도 1회 운송량을 늘리기 위해 튜브트레일러에 200BAR(압력)로 충전하던 것을 450BAR로 늘릴 수 있도록 시스템 설계를 해놨다.”

-다른 지자체도 바이오가스로 수소를 생산하면 되지 않나

“실제로 환경부가 지난 에기평 과제를 벤치마킹해 지원사업을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1곳씩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령시와 현대자동차(청주)를, 올해는 영천시와 에코바이오홀딩스(서울 마곡)를 선정했다. 이외에도 남양주시와 당진시가 국토부 수소도시 조성사업에서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생산 모델을 제시했다. 단 당진시는 기존 출하센터와 병행해 부생수소와 바이오수소를 모두 쓸 계획이다.”

-생산 이외에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결국 수소충전소가 흑자를 내기 위해선 판매량이 가장 중요하다. 갖고 있는 양의 70%를 팔 수 있는 수준을 갖춰야 한다. 기존 충전소는 대부분 250kg급 충전소다. 250kg의 70%면 대충 200kg은 팔아야한다. 승용차 한 대당  평균 4kg을 충전한다고하면 50대는 충전해야한다는 얘기다. 매일 50대가 방문하는 충전소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니 적자를 보는 충전소가 많은 것이다.”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결국 상용차(버스)로 시장이 바뀌는 것이 정답이다. 정책지원이 상용차로 바뀐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다만 여기서 그치지 말고 상용차를 팔기위한 지원제도가 명확해야 한다. 처음에 지원금이 나왔을 때는 상용차 물량이 없었다. 지금은 현대차가 물량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 이미 지자체가 앞장서 버스를 도입한 인천광역시, 전주시 등에선 흑자를 보고 있는 충전소도 있다. 센터가 충전소를 운영하는 충주시에도 버스가 12대 도입돼 있다. 승용차는 500대 정도, 수소충전소는 결국 많이 팔수록 수익성이 개선된다.”

-궁극적으로 수소생태계 구축은 어떻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나

“시장이 있으면 민간 참여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민간이 스스로 달릴 수 있을 때까지는 국가가 도와야한다 같은 개념으로 공공(지자체)이 수소충전소를 갖는(운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장을 뛰다 알게된 민간과 공공의 차이점 중 하나는 민간은 공공과 다르게 충전소 운영 과정서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인건비 문제서도 관리소장만 전문가를 쓰고 충전원은 교육을 이수한 자에게 역할을 맡긴다. 아울러 균형잡힌 기술개발을 해야한다. 현 시점에선 수소분야 R&D 예산이 액화수소, 수전해 등 특정 분야에 치우쳐 있다. 액화수소와 수전해에 대한 연구개발도 지속하면서 기존 기자재 등에 대한 지원도 홀대해선 안된다. 충전소는 이전보다 많이 보급된 상태다. 지금은 비싸졌다는게 운전자들의 불만이다. 연료비가 저렴하면 경쟁력을 갖게된다. 생산가격을 낮추기 위한 활동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유정근 기자 [email protected]

[송형운(宋炯運) He is...] 1975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조선대 환경공학 학·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8년 정림 신재생에너지팀장으로 바이오가스플랜트 EPC를 담당했다. 2011년부터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에너지·환경분야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주 연구분야는 수소생산 인프라 설계 및 운영과 재생에너지 시스템엔지니어링으로 국내 최초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마더스테이션인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사업을 총괄했다. 현재는 고등기술연구원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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