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수용 도료 전문점…자산인 ‘파일’ 책장 가득
환경부가 자문 구할 만큼 차별화된 전문성 높은 평가

에스케이페인트를 경영하는 김백년 대표와 이순주 실장. 두 사람은 부부다. 
에스케이페인트를 경영하는 김백년 대표와 이순주 실장. 두 사람은 부부다. 

[이투뉴스] 국내 페인트 산업은 1970~80년대 산업화와 함께 발전하며 지금까지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성장과 발전에 따라 페인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페인트 형태는 이전보다 한층 더 다양해졌다. 

이제 페인트는 우리 삶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페인트의 장점과 특징을 활용한 제품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페인트를 떠올렸을 때 생각하는 건축용 외에도 목공, 공업, 선박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 중에도 길을 걷다 매일 마주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용하는 자동차와 페인트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자동차보수용 도료 전문 취급점 ‘에스케이페인트’는 김백년(대표, 53세), 이순주(실장, 46세)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매장이다. 매장을 방문하면 다른 페인트 매장과 크게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책장을 가득 채운 검정색 파일이다. 페인트 매장에 있는 보통의 컬러 시편과 다르게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와 모델명이 하나하나 기재된 파일을 두고 두 부부는 지난 10년 동안의 기술력이 함축되어 있는 자산이자 자부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 부부의 인연은 두 사람의 첫 직장이었던 전자회사에서 시작했다. 수많은 직원들이 다니던 회사였기에 당시 서로의 이름과 얼굴도 몰랐는데, 직장동료의 권유로 2001년 첫 만남을 가졌다. 결혼할 운명은 따로 있다고 했던 가, 7살의 나이 차이에도 두 사람은 다툼 한번 없이 8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 후 책임감이 커진 김 대표는 주 5일 근무제가 시작되던 2006년 친지의 페인트 매장에서 주말 알바를 하게 됐다. 두 부부가 처음으로 페인트 업계에 발을 딛는 계기다. 

36살이 되던 해 둘째 아들을 낳은 김 대표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됐다. 15년 간 다니던 전자회사를 그만두고 해외를 거점으로 오퍼상(무역대리업) 사업을 권유 받았지만 거절하고, 페인트 매장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페인트 매장을 운영하고 싶어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44살이 되던 해 본인만의 매장 오픈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당시 방치되다시피 한 식당 한 켠에서 일을 시작했다. 

김 대표 부부는 첫 달 매출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정비업체 1개와 덴트 전문점 2개를 거래처로 거둔 290만원. 김 대표 부부의 사업 첫 매출이었다. 작다면 작은 매출이었지만, 페인트 매장을 차리고 두 부부가 함께한 첫 매출이었기에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늦게 시작한 만큼 김 대표 부부는 남들보다 배는 더 노력했다. 매일 밤 12시까지 조색을 하고 거래처에 제안할 시편을 만드는데 시간을 보냈다. 무거운 짐도 많고, 옷이 다 물이 들 만큼 힘든 작업이 많았다. 먼저 퇴근하라면서 서로를 배려하며 두 부부는 함께 그 고난의 시간을 버텼다. 아이들도 함께 매장에 나와 부모님을 도왔다.

◆ 국내 유통되는 모든 차량 컬러 시편 보유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자동차 컬러 시편이 구비되어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자동차 컬러 시편이 구비되어 있다.

‘에스케이페인트’는 다른 자동차보수용 도료 취급 전문점과 비교해도 훨씬 많은 워터큐 현장 조색 시편을 보유하고 있다. 처음 3개의 거래처에서 시작해 지금은 수십개의 거래처를 보유하게 된 ‘에스케이페인트’를 얘기할 때 시편의 다양성을 빼놓을 수 없다. 

노루페인트와 인연도 시편을 제작하며 맺어졌다. 전자회사에서 엔지니어 출신이었기 때문에 투자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기술적인 한계가 있을 때마다 노루페인트에 문의하면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시장이 유성에서 수성으로의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다양한 수성 제품을 개발하고 있던 노루페인트와 방향성이 맞다고 판단, 2016년 특약점 계약을 진행했다. 노루페인트가 타사에 비해 수입차 컬러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점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수성 판매를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환경부에서도 자문을 구하러 올만큼 수성 자동차 보수용 도료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뛰어나다. 지금도 새로운 시편을 꾸준히 개발하고, 하자가 빚어지지 않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국내 유통되는 모든 차량의 컬러 시편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 부부는 함께 일하면서 좋은 점이 많다고 평가한다. 김백년 대표는 “사무실의 모든 일을 안방마님처럼 정리하고 처리할 수 있는 가장 든든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순주 실장은 “서로가 힘들 때 즉시 위로해 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남편이 어떤 일에 집중하면 말을 걸어도 못 들을 때가 있는데, 그 때가 가장 멋져 보인다”며 웃었다. 

인생의 동반자이자 사업파트너로서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 온 이들은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가장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차량의 컬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차종의 컬러 시편을 제작하려는 김 대표 부부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채제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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