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반년 박경국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기존 가스안전관리 방식 이제 한계…‘혁신 3개년 계획’ 수립

“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활력 불어넣어 줄 것”

[이투뉴스] “한국가스안전공사 창립 50주년인 올해가 미래지향적인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국민행복 100년을 약속하는 원년이다. 성공적인 혁신과제 완수로 국민이 보다 안전하고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인 ‘대한민국 가스안전 100년’을 준비하겠다. 이미 취임사에서 제시했듯이 시대적 흐름에 따른 가스안전공사의 역할 재정립을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에너지 안전기관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다지겠다. 아울러 국민의 기업이니만큼 국민과의 소통, 국민에게 봉사하는 최고의 안전전문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취임 6개월이 지난 박경국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의 일성이다. 박 사장은 지방행정과 중앙행정을 두루 경험한 현장 행정 전문가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충청북도 최연소 단양군수, 경제통상국장, 내무국장,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지사 등을 역임했다. 중앙부처에서는 대통령소속 지역발전위원회 지역협력국장, 국가기록원장, 안전행정부 제1차관을 거쳐 국무총리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충북대학교 석좌교수, 강동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했으며,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지방분권분과 위원장과 한국안전리더스포럼 수석회장도 맡았다. 

박경국 사장(왼쪽 두번째)이 올해 1월 2일 취임식을 갖자마자 곧바로 강경성 산업부 2차관과 함께 전날 발생한 강원도 평창군 장평LPG충전소 사고현장을 찾아 상황을 수습하는 모습.
박경국 사장(왼쪽 두번째)이 올해 1월 2일 취임식을 갖자마자 곧바로 강경성 산업부 2차관과 함께 전날 발생한 강원도 평창군 장평LPG충전소 사고현장을 찾아 상황을 수습하는 모습.

그는 올해 1월 2일 취임식을 갖자마자 곧바로 전날 오후 8시 41분께 폭발사고가 발생한 강원도 평창군 장평LPG충전소를 찾아 사고경위 파악과 피해 수습 등 현장지휘에 나섰다. 행정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가 취임하자마자 새해 첫날부터 사회적 이목을 끈 대형 사고현장에서 우리나라 가스안전관리의 현주소를 느끼며, 한국가스안전공사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는 순간이다.   

“업무를 파악해가면서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가스안전공사의 역할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고, 아울러 우리 직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인재라는 것도 자신하게 됐다. ‘인본(人本) 경영’이라는 말처럼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다. 이들이 정말 일할 맛 나는 조직이라고 느끼고, 또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넣어 주면 ‘대한민국 안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미 취임사에서 가스안전공사의 시대적 역할 재정립과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에너지 안전기관으로의 도약을 다짐한 바 있는 박경국 사장은 6개월 만에 행정 전문가에서 안전관리 전문가로 새로운 면모를 보이며 가스안전관리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로드맵과 액션플랜을 수립했다.

“신사업·신기술을 선도하는 에너지 안전 종합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첨단기술 융·복합과 디지털 안전관리 전환으로 공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미래지향적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한다는 목표다. AI나 로봇과 같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검사·진단, 재난관리 혁신과 대규모 저장·공급시설 특별 안전관리는 물론 관련 산업의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안전규제를 개선해 산업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무엇보다 창립 50주년을 전환점으로 다가올 100년을 준비하는 미래지향적 안전관리로의 혁신을 강조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가스사고가 1995년 577건에서 지난해 92건으로 급감하고 2020년 이후에는 100건 이하에 그치고 있지만 2014년 이후에는 더 이상 줄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기존 가스안전관리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디지털 혁신, 규제혁신을 통해 국민 및 업계와 함께하는 미래지향적 안전관리로의 혁신을 담은 ‘가스안전 혁신 3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3개년 계획은 가스안전공사 내부는 물론 대국민 공모전을 거쳐 최종 선정한 68개 실행과제와 4대 전략방향과 12개 전략과제로 구성됐다.

◆새로운 공유가치 ‘소명’ 대내외 선포

수소안전관리 전담기관으로서의 역할과 현재 상황을 묻자 수소 전주기 시설 안전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소버스의 대용량 내압용기·부품 성능평가 및 수소충전소 밸브 인증시험을 수행할 ‘수소제품시험평가센터’가 충북 음성군에서 올해 3월 개소한데 이어 6월에는 수소용품 법정검사를 수행할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가 전북 완주군에서 준공됐다. 수소에 대한 정보제공과 수소안전 교육·홍보를 위한 ‘수소안전뮤지엄’을 운영 중이며, 내년 6월에는 액화수소 플랜트 및 충전소의 저장탱크·용기·부품류 법정검사를 위한 ‘액화수소 검사지원센터’가 충북 음성군에서 개소될 예정이다”

수소산업 안전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안전관리 인력을 양성하게 될 ‘수소안전아카데미’도 개소한다고 말한 박 사장은 이 같은 인프라 구축과 함께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수소산업 환경변화를 반영한 안전기준 마련 및 관련제도 개선에도 진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수립한 ‘수소안전관리 로드맵 2.0’ 과제의 성실한 이행 및 규제개선을 통한 사업자 지원 등 가스안전공사가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단순한 가스 분야 안전관리 기관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민과 동행하는 녹색기업을 지향’한다는 의지도 확고하다. 친환경 탄소중립 생태계 조성을 위해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그늘진 곳을 살피는 사회 포용적 공공기관이 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임직원이 만족하고 중심이 되는 ‘인본(人本) 경영’을 통해 결과적으로 국민이 만족하고 감동할 수 있는 안전관리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모든 직원이 강하고 연대하는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MZ 10인 위원회’를 발족했다. 입사 10년 미만, 1988~2003년생인 본·지사 직원으로 구성된 ‘MZ 10인 위원회’는 우리공사가 직면하게 될 미래 사회·기술·산업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 마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 사장은 새로운 조직문화로의 전환을 위한 혁신 기본계획 추진과 함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넉달 간에 걸쳐 전 직원 공모와 국민 설문 등을 통해 공사의 운영철학을 담은 새로운 공유가치로 ‘소명’을 선정하고 지난 1일 선포했다. 

공유가치 ‘소명’이 가스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가 가스안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굳건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 박 사장은 모든 직원이 ‘소명’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인 조직의 수장으로서 역량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채제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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