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유럽연합(EU)이 회원국내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친환경연료로 분류되는 지속가능항공유는 기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항공유 대신에 옥수수와 사탕수수, 폐식용유, 음식쓰레기 등을 이용해 만든 항공유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일반 항공유보다 80% 적은 장점이 있으나 기존 항공유보다 가격이 3~5나 높아 항공업계의 영업이익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EU에서 SAF 사용을 의무화한 나라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프랑스는 2022년부터 항공유에 SAF 1%를 혼합사용하는 방안을 의무화했다. 이같은 SAF 의무화정책은 EU 27개 회원국 전역으로 확대될 예정. EU 집행위원회의 ‘리퓨얼 EU’ 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27개 회원국내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에 급유할때 SAF 2%를 사용해야 한다.

더욱이 SAF 혼합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확대된다. EU는 항공기에 SAF를 사용하지 않으면 미사용분에 해당하는 항공유 연평균 가격의 최소 2배를 벌금으로 내도록 규정했다.

항공유의 친환경연료 의무화는 비단 유럽연합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미국도 2050년까지 항공유 전량을 SAF로 대체할 예정이다. 일본 또한 2030년까지 전체 항공유의 10%를 SAF로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SAF 의무화로 대한항공의 경우 내년부터 최소 114억원에서 최대 229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시아나항공 또한 친환경항공유 의무화에 따른 추가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 연구소에 따르면 유럽연합에서 출발하는 항공사들은 SAF 사용의무화로 2025년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0.3%에 이르고 의무사용 비율이 70%로 높아지는 2050년에는 10%까지 커질 것으로 나타났다.

SAF 사용 의무화는 항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아직은 SAF 도입으로 인한 가격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나 유럽항공사를 중심으로 항공편 요금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내년 1월부터 EU 회원국과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최소 1유로에서 최대 72유로의 추가요금을 매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적 친환경 항공유 의무화 추세는 늘어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 따라서 국내 정유업계는 SAF 생산에 나서면서도 판로확대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격은 높은데 수요처가 없다는 얘기다.

친환경 항공유를 늘려나가는 국제적 흐름을 수수방관할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SAF 사용 및 생산 등에 관한 법령정비는 물론 정유업계에 대한 SAF 지원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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