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00%로 4배, 반도체 50%로 2배 올려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 관세도 50%로 상향

[이투뉴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컴퓨터 칩 및 의료 제품에 대한 관세를 8월 1일부터 집행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입한 관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25%에서 100% 이상으로 4배, 반도체도 25%에서 50%로 두 배 이상 인상하는 등 관세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관세도 올해부터 현재 25%에서 50% 높이기로 했다. 

USTR는 연방정부 공지를 통해 중국산 관세 인상안에 대해 6월 28일까지 30일간 의견수렴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무역청은 관세 인상이 소비자를 포함한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의료용 마스크, 장갑에 대한 관세 25% 인상, 주사기에 대한 관세 50%를 인상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6억4000만 달러 상당의 중국산 의료용 장갑과 마스크, 주사기 등을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시에는 새로운 관세율, 시행일과 함께 영향을 받을 387개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코드도 제공됐다. 2025년과 2026년에 집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관세는 해당연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고 무역청은 설명했다. 이번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안에는 최근 미국이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중국이 지배력 확대를 겨냥한 전략 제품들이 주로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와 태양광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해 청정에너지 세액 보조금에 수 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국가 주도의 과잉 생산으로 미국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관세는 값싼 중국산 수입품으로부터 미국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마련되었다고 <로이터>통신은 24일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철강과 알루미늄, 반도체, 전기차, 주요 광물, 태양광, 크레인 등 현재 미국이 수입하는 18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수입량이 많지 않다. 이번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안이 실질적인 의미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의미로 비춰질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수입품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제품은 리튬이온 배터리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수입관세는 올해부터 기존 7.5%에서 25%로 상향 조정된 바 있다.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입품목인 비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109억 달러 규모)에 대해서도 2026년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은 2023년 중국으로부터 4270억 달러의 상품을 수입했고, 1480억 달러의 상품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양국 사이의 이러한 무역 불균형은 지난 수 십년간 지속되어 미국 내에서 민감한 주제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소매업지도자협회는 신규 관세 부과대상 목록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달말 만료를 앞둔 품목들이 인상안에서 제외돼 소매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을 침해했기 때문에 수정된 관세가 정당하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 제조장비를 포함한 수 백개의 산업기계 수입에 대한 관세 제외를 권고했다. 그는 이번 발표는 “전략 제품에 대한 실질적인 관세 인상을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덧붙였다. 

USTR은 기업들이 관세에서 기계류 제외를 어떻게 신청할 수 있는지 세부사항을 별도 공지를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 정부는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관세 인상은 중국과 미국 간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방해할 뿐 아니라 수입품 가격을 크게 끌어올려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20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재무장관회의에서 G7 동맹국(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들이 중국의 산업 정책을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의 새로운 관세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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