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자동차·반도체·배터리 소재로 각광
중국 수출 통제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이투뉴스] 세계 주요 광물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텅스텐에 대한 수출규제를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새로운 공급처로 떠오르고 있다.

텅스텐은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군사무기와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및 산업용 절삭기 등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TSMC와 엔비디아의 반도체에도 쓰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CNBC> 등의 외신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아직 텅스텐 수출규제를 보류하고 있으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공급처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말 한국에서 텅스텐 광산을 재개장하기 위해 75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캐나다 알몬티 인더스트리사이 루이스 블랙 CEO는 “텅스텐을 둘러싼 국가간 무역 갈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텅스텐은 늘 외교적 광물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 텅스텐에 대한 수입 관세를 올렸으나 최근 중국은 자국내 희토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새 규제에 텅스텐을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블랙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이 수출하는 25개 전략 광물 가운데 3개 품목에만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관세 인상은 경고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일부 제한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신규 관세는 무시하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이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허야동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중국이 텅스텐에 대한 미국의 최근 관세 결정에 보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으나 미국 측에 추가 관세 철폐를 요구했다.

상품 가격 조사업체인 패스트마켓은 올초 중국이 환경 보호 규제에 따라 텅스텐 광산에 대한 국가 생산 한도를 낮췄다고 밝혔다.

중국은 북한과 중앙아프리카, 미얀마에서 텅스텐을 수입하고 있다. 아직까지 세계 텅스텐 공급망의 80%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지만 자국내 광산이 노후화되면서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블랙 최고경영자는 중국 외 수입처를 다각화해 이익을 늘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알몬티는 비중국산 텅스텐에 대한 세계 수요가 이미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광산이 중국외 텅스텐 공급량의 절반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속 컨설팅 회사인 인디펜던트 서플라이 비즈니스 파트너의 설립자 마이클 돈호퍼는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외 공급처를 요구하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알몬티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REEShore법은 2026년부터 중국산 텅스텐을 군사 장비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수입된 중국산 텅스텐 카바이드에 대한 관세를 5년 더 연장했다.

미국 하원 위원회는 최근 미국의 주요 광물 정책에 관한 새 실무조직을 발표하기도 했다. 텅스텐의 수요 증가와 공급량 제한이 예상되면서 가격이 몇 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돈호퍼 설립자는 “올해 초부터 서방 기업들이 상당한 물량을 구매하고 있다”며 “분명히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리서치회사의 마이크로 옵스는 “미국은 텅스텐 공급의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미국이 텅스텐 비축량을 빠르게 소진하고 향후 12~18개월 안에 순수출국에서 수입국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에 의하면 미국은 2015년 이후 텅스텐을 자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있어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지난 2월 워런버핏이 소유한 IMC그룹의 계열사인 IMC 엔드밀은 대구시와 텅스텐 파우더 제조시설에 1300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알몬티는 현재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중심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 텅스텐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곧 재개될 한국 텅스텐 광산은 1990년대 문을 닫았다.

블랙 CEO는 올해말 재개장하는 한국 광산이 세계 텅스텐 공급량의 7~8% 정도를 책임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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