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硏, 12곳 탐사결과 발표
울진서 신규 광체 2곳 추가 발견

국내 리튬광상 분포도.
국내 리튬광상 분포도.

[이투뉴스] 국내 출연연구기관이 리튬 매장 여부와 그 품위(품질)를 확인했다. 햠량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부존 사실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 매장량이 확인되지 않아 정확한 경제성은 탐사시추가 끝난 후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평구)는 10~11일 대전 본원에서 '국내 리튬 유망 광상(鑛床, Ore deposit) 탐사결과 발표회'를 열어 12개 지역 탐사결과를 발표했다. 광상은 유용광물이 천연적으로 농집돼 있어 채굴의 대상이 되는 곳을 말한다.

연구원은 2020년부터 리튬 부존 가능성이 높은 국내 암석형 광상 12곳(울진 왕피리, 단양 외중방리·북상리·회산리·고평리, 가평 호명리, 춘천 박암리, 제천 송계리, 서산 대산리, 옥천 사양리, 무주 사산리, 봉화 서벽리)을 대상으로 탐사를 진행했다.

국내에 리튬이 매장돼 있다는 얘기가 처음 나온 건 아니다. 울진과 단양이 부존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울진 보암광상은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일부 개발됐다. 1945년부터 1963년까지 180톤의 광석을 캤다는 문헌 기록이 남아있다.

우리나라 리튬은 주로 암석형 광상 형태다. 리튬은 크게 염호, 암석(페그마타이트), 화산퇴적물·점토 등 3곳에서 생산된다. 염호형 리튬은 품위가 낮고 매장량이 풍부한 반면, 암석형 리튬은 매장량은 적으나 품위가 높다. 세계 리튬 매장량 중 87%가 염호에 있다.

연구팀은 지난 4년간 울진과 단양 일대를 대상으로 야외지질조사, 지화학탐사, 지구물리탐사, 3차원 지질 모델링 등을 수행했다. 그 결과 개발 잠재성이 확인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울진 보암광상의 리튬 평균 품위는 산화리튬 기준 0.213%다.

세계적 암석형 리튬 광상인 호주 그린 부시의 평균 품위는 산화리튬 기준 2.1%다. 2%는 암석 1톤을 깼을 때 리튬 20kg이 나온다는 뜻이다.  중국의 경우 리튬 광상의 개발을 위한 최저 품위를 0.2%로 본다.

단양광상의 리튬 평균 품위는 0.01~0.5%로 확인됐다. 평균값은 0.149%다. 리튬 광체의 폭은 5~30m이며, 연장은 400m 내외다.

아울러 연구팀은 보암광상에서 북서쪽으로 1㎞ 떨어진 곳에서 신규 광체 2곳을 추가로 발견했다. 추정 폭 최대 60m, 추정 연장 100~270m 규모다. 무엇보다 리튬 품위가 높다. 연구원은 이 지역 품위가 산화리튬 기준 0.3~1.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리튬 확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매장량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경제 광체로 충분히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원은 울진과 단양 지역의 리튬광상에 대한 자원량 평가를 위해 탐사시추를 벌이기로 했다. 다만 해당 지역 일부가 보호지역이고 산림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장벽은 있다. 

이평구 지질자원연구원장은 "이번 탐사는 핵심광물 공급망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카자흐스탄 등 국외 핵심광물 탐사개발과 국내 유망광상 정밀탐사를 병행해 핵심광물 생산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평구 원장이 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평구 원장이 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편 이 12개 리튬광상의 소유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 광상의 탐사권을 호주기업이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이 광상들의 탐사권은 호주 배터리 기업 아이언드라이드의 자회사(한국법인)인 한국금속자원이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12일 해명자료를 내고 "산업부 광업등록사무소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기업은 탐사권 출원 신청만 한 상태"라며 "아직 탐사권은 설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질자원연구원 고위관계자 역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탐사권과 채굴권으로 나뉘는 광업권 구조를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해당 기업은 탐사권을 신청한 것이지 실제 채굴(개발)과는 관련이 없다. 탐사권마저도 아직 승인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일축했다.

김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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