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아리셀 생산공장서 대형화재 사상자 속출 / 리튬메탈 양극재 물 노출 시 격렬 반응 / 습도 높은 장마철에 취약, 경쟁사 비츠로셀도 2015·2017년 큰불

[이투뉴스]  24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소재 리튬1차전지(일차전지) 생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나 현재까지 20여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상태인 가운데 리튬1차전지는 특성상 제조·관리가 까다로워 애초 화재에 취약하며, 실제 동종 업체도 2015년 이후 두 차례나 대형화재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지 업계와 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리튬1차전지는 충전은 못하고 방전만 가능한 전지로 재사용은 할 수 없지만 에너지밀도가 높고 장기간에 걸쳐 방전이 가능해 스마트미터(전력량계), 수도 및 가스미터기, 군용전지, 석유·가스 시추 장비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국내업체로는 이번에 불이 난 아리셀과 비츠로셀이 대표 제조사로 꼽힌다.

하지만 리튬1차전지의 경우 리튬금속산화물을 양극으로 쓰는 리튬2차전지와 달리 리튬메탈을 양극으로 사용해 산소나 수분(물)과 접촉할 경우 격렬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리튬1차전지는 건조한 드라이룸(Dryroom)에서 제조·관리·보관하며, 대기 중 습도가 높은 요즘같은 장마철이 취약한 시기라는 게 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번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처럼 불이 날 경우 연쇄 폭발이 일어나는 건 만충상태로 제조되는 리튬1차전지 특성 때문이라고 한다. 제조 당시부터 높은 에너지를 품고 있어 화재 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이다. 

한 전지업체 CEO는 "1차전지는 양극과 음극이 조립된 상태에서 전해액을 주입하면, 두 극 사이에 전위차가 발생하면서 100% 만충상태가 된다. 조립된 전지가 기전력을 갖고 있어 외부 열충격이 임계점 이상이 되면 폭발한다"면서 "하나의 전지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에너지가 옆 전지로 전달되면서 연쇄폭발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튬1차전지 업체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도 이번이 처음도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지업계에 의하면 아리셀 경쟁사 비츠로셀은 2015년 10월 야외 폐전지 보관창고에서 대형화재를 겪었고, 2017년 4월에는 충남 예산 생산공장이 화재로 전소돼 6개월이상 생산을 중단하고 이듬해 당진에 새 공장을 건설했다.  

전지업계 관계자는 "리튬 메탈전지는 산화력이 엄청 커 산소나 수분에 취약하고, 그래서 공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먼저 화재사고를 당한 업체도 그런 측면을 보완해 새 공정을 지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아리셀은 코스닥상장사 에스코넥의 전지 자회사로 스마트미터, 석유가스, 군사용 리튬 1차전지를 납품해 왔다.

이상복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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