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코솔라 등 중국기업 지원 7개사 텍사스 등에 공장 건립

[이투뉴스] 중국 태양광기업들이 미국에서 태양광 제조시설을 빠르게 확충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19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향후 1년 안에 미국에서 최소 20GW규모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시장의 절반을 중국기업들이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회사들이 추진하는 미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 확대는 지금까지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젠다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청정에너지 산업에서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규 투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분야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보조금 지원이 많은 폴리실리콘 원료와 태양광 모듈을 확보하고 있어 미국 내에서 사업을 진행하는데 뚜렷한 이점을 갖고 있다. 심지어 비(非)중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청정에너지 제조에 대한 보조금도 지원 받을 수 있다. 

태양광 시장조사기관인 SPV 마켓 리서치의 파올라 민츠 설립자는 “특히 녹색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 제조사만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곳은 없다”면서 중국 투자가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미국내 태양광 제조업을 성장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미국 에너지부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의 데이비드 펠드먼 태양광시장 연구원도 “그들은 공장을 짓고 공급망을 구축한 경험이 훨씬 많다”고 인정했다. 

진코솔라 등 중국 기업이 지원하는 7개사는 텍사스주와 아리조나주, 오하이오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에 제조 공장을 세우고 있고, 이 지역들은 중국의 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비중국계 제조사들은 중국의 활약에 입지가 줄어들까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공장 건설 계획 중 절반 정도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미국에 본사를 둔 콘발트(Convalt)는 2022년 뉴욕 북부에 건설하기 시작한 10GW급 생산 규모 공장을 완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에 토로했다. 

콘발트의 하리 아쿠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콘발트와 같은 미국 제조업체들이 낮은 가격의 맹공격에서 살아남고, 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공장을 지어야 한다"며  태양광 신규 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그는 “콘발트 공장은 모듈과 웨이퍼, 잉곳을 만들 예정이었다”면서 “1년 전 세계 모듈 가격이 콘발트의 생산원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50% 폭락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고 호소했다. 

실제 <우드맥킨지>에 의하면 미국이 수입하는 태양광 및 전기차 배터리 부품의 최다 공급업체인 중국기업들이 현재 미국이 기후 보조금을 채택한 이후 발표된 태양광 공장 신설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관세를 이용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수입량을 조절하고 있으며, 강제 노동을 문제 삼아 중국 신장 지역과 관련된 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이에 중국 기업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공장을 건설하자 미국 측은 신규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에 공장을 짓는 중국 기업들은 주로 아시아에서 수입한 태양광 셀을 모듈로 조립하는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태양광 제조사 롱지는 미국 청정에너지 개발업체인 인베너지(Invenergy)와 합작법인 일루미네이트USA를 설립해 오하이오주에서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5GW급 제조시설로 셀 제조라인 건설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루미네이트의 에릭 하이스 대변인은 “우리 회사는 인베너지가 소유한 미국 회사로서 올해말까지 1000명 이상의 주민들을 고용하고, 연간 900만개 이상의 고품질 태양광 모듈을 최대 용량으로 생산할 토지를 모두 소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중국계 태양광 제조사인 트리나는 올해 미국 텍사스주에 5GW급 모듈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며, 셀 설비 시설도 계획하고 있다. 트리나 측은 폴리실리콘을 유럽과 미국에 조달하는 미국 등록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태양광 제조사들의 미국 제조사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지만 저가 제품을 찾는 미국 개발회사들에 의해 환영을 받는 등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청정전력협회는 미국 태양광 제조산업이 세계 및 국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모듈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태양광제조무역위원회는 미국 정부에 신규 관세를 요구하며 “합법적인 미국 제조사들이 중국 소유 회사들과 경쟁할 기회를 가질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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