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총량 175만톤 목표, 앞선 올림픽 절반 수준
경기장 재생에너지로 전력공급, 대중교통 대폭 확대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성화봉송 주자가 환하게 웃고 있다. 파리시 공식 홈페이지(www.paris.fr).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성화봉송 주자가 환하게 웃고 있다. 파리시 공식 홈페이지(www.paris.fr).

[이투뉴스] 프랑스가 '2024 파리올림픽'을 친환경적인 대회로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달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리는 올림픽의 탄소배출량을 종전 올림픽의 절반 수준인 175만톤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기록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이 340만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360만톤이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2020년 도쿄 올림픽은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다. 

주최 측은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고 디젤 발전소 전력을 차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13개 사업으로부터 147만2550메트릭톤(mt)의 탄소배출권을 구입했다. 아프리카에서의 태양광 발전 사업과 프랑스 ‘저탄소 라벨’ 임업 사업, 탄소 오프셋 사업들로부터 배출권을 구매했다. 앞서 일본은 도쿄 올림픽 기후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자국 내 배출권 거래 프로그램에서 438만톤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했다.

올림픽 관계자는 “신규 건설현장과 연계된 탄소배출을 제한하기 위해 대회에서 사용될 인프라의 대부분은 일시적이거나 이미 있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림픽 대회를 위해 런던은 8개 시설을, 도쿄는 11개 시설을 새로 건설했다. 파리는 대회의 95%를 기존 건물이나 임시 기반시설에서 진행한다. 새로 건설된 생드니의 아쿠아틱스 센터는 태양광을 이용하고, 재활용된 천연 바이오 기반의 건축 자재를 사용했다. 

아울러 시설의 80% 이상이 올림픽 빌리지의 10km 이내에 있다. 참여 선수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이용을 40%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을 확대하고, 도요타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자동차를 제공한다. 파리시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대여 가능한 3000대의 자전거와 1000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1만5000명의 선수와 4만5000명의 자원봉사자, 2만6000명의 미디어 전문가들이 파리로 몰리면서 탄소배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리시는 이번 올림픽에 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는 프랑스 풍력발전단지 6곳과 태양광발전단지 2곳에서 대회 전력 소비량과 동일한 녹색 전력이 전력망에 투입됐음을 증명하는 보증서(GOs)를 올림픽 주최측에 제공할 계획이다. EDF는 “파리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100% 재생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탈탄소화를 위한 큰 발걸음”이라고 전했다. 

주최 측은 불가피한 탄소배출을 상쇄하는 것을 목표로 자금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같은 탄소 상쇄 사업이 ‘그린워싱’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이니셔티브의 하짓 싱 책임자는 “그것은 죄책감을 덜어주고 탄소중립 역할을 다했다는 느낌을 줄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많은 상쇄 사업들이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진행되더라도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감시기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상쇄가 아닌 실질적인 감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번 파리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기후친화적인 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향후 다른 스포츠 행사에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 또 이번 올림픽을 위해 확충한 대중교통 인프라 및 자전거 도로 등은 파리시민에게 지속적으로 혜택을 제공할 전망이다. 

조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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