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추천委만 꾸리고 사장공모 아직 안해
김동섭·차동형 사장체제 당분간 지속될 듯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왼쪽)과 차동형 석유관리원 이사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왼쪽)과 차동형 석유관리원 이사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투뉴스] 한전 발전 5개 자회사, 가스기술공사, 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에너지 공공기관 사장 인선이 지체되거나 유임되면서 에너지업계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석유 분야 공공기관 역시 마찬가지. 한국석유공사와 석유관리원 두 곳 모두 사장 임기가 끝났거나 만료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공모를 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현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11일 자원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석유관리원 모두 임원추천위원회는 꾸려졌지만 다음 절차인 사장 공모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달 7일 임기가 끝났고, 차동형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이달 25일 만료 예정이다. 

본래 석유공사 사장 자리는 그다지 인기 있는 곳이 아니었다. 최근 2년간 흑자경영을 통해 살림살이가 나아지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아직 자본잠식 상태다. 당장 리더십을 발휘해 경영개선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자원외교의 부정적 인식도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직접 나서 포항 영일만 앞마다 석유·가스 시추계획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반도에 불어닥친 '산유국 바람'에 모두가 주목하는 자리가 됐다. 

현재 김동섭 사장은 임기가 끝났지만 계속해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12월께 첫 시추가 계획돼 있는 만큼 혼선을 빚지 않기 위해 사장 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제 지난달 중순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대왕고래'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고, 최근에는 포항시청을 방문해 현지 분위기를 살폈다. 당분간은 수장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더욱 실리는 이유다. 

무엇보다 김동섭 사장은 자원업계 굵직한 전문가로 꼽힌다. 과거 메이저 석유기업인 쉘에서 20여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술책임자를 역임하고 이후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원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다. 현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이해도 깊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임추위는 꾸려졌지만 사장 공모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석유관리원도 마찬가지다. 석유관리원은 석유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가짜석유 단속이 주업무다. 

차동형 이사장 임기는 오는 25일까지로, 이곳도 임추위는 꾸려졌지만 아직 공모 등 후속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급한 불을 먼저 끄기 위해 후순위로 미뤄놨을 가능성이 높다. 차 이사장이 조금 더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통상 후임자가 올때까지 전임 이사장이 계속해서 업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0년대 들어 석유공사 사장은 줄곧 자원 관련 민간기업에서 왔다. 황두열 사장(2005~2008년, SK 석유사업부문장 부사장), 강영원 사장(2008~2012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김정래 사장(2016~2017년, 현대중공업 사장), 양수영 사장(2018~2021년,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 등이다. 중간에 서문규 사장(2012~2016년)만 내부에서 올라왔다.

석유관리원은 비교적 다양한 곳에서 왔다. 최근 15년간 이사장 이력을 보면 한국전력 상임감사위원, 산업부 자원정책실장,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등에서 왔다. 내부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 6명의 이사장 중 2명이 사내 출신이다.

김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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