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5시 전력수요 97.1GW 사상 최대
미계량 태양광 포함 추정수요는 103.4GW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이투뉴스] 고온다습한 '한증막' 공기에 휩싸인 한반도가 에어컨 등의 냉방기기로 혹서기를 버티고 있다. 21일 오후 5시 기준 최대 전력수요는 13일과 19일 기록한 종전 최대수요(94.6GW·95.6GW)를 훌쩍 뛰어넘어 사상 최대값인 97.1GW를 찍었다.

연일 지속되는 무더위로 냉방부하가 급증한 가운데 태풍 종다리 북상으로 남부지역이 흐리면서 전력수요의 상당량을 채워주던 태양광발전의 공백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누적 태양광 보급량은 자급자족용을 포함 29GW에 달한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이날 전력수요는 오전 10시부터 90GW를 넘어서며 심상찮은 기세를 보였다. 당시 태양광발전량 추계량이 14GW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순수요는 오전부터 100GW를 넘어선 셈이다. 덥고 습한 공기에 서울기온은 35℃를 넘나들었다.

정오를 전후로 점심시간에 잠깐 주춤하던 전력수요는 오후 1시를 지나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오후 2시께 94GW를 초과했고, 오후 4시부터는 97GW를 넘어서 정점으로 치달았다. 전력거래소는 오후 3~5시까지 수요감축자원(DR) 700MW를 동원하기도 했다.

태양광발전량 추계량을 대입한 시간대별 추정 순수요는 각각 오전 9~10시 96.4GW, 오후 2~3시 103.4GW, 오후 4~5시 101.9GW를 기록했다. 

발전원별 전력수급 현황 (비계량 태양광과 자가용 태양광수요는 노출되지 않음) ⓒKPX
발전원별 전력수급 현황 (비계량 태양광과 자가용 태양광수요는 노출되지 않음) ⓒKPX

자가용과 미계량 태양광을 제외한 순간 최대수요는 오후 4시 45분께 발생했다. 당시 전력공급은 가스발전 36.7GW, 유연탄(석탄) 29.6GW, 원전 22.0GW, 신재생(태양광제외) 4.1GW, 태양광 1.9GW(합계는 6.8GW), 양수발전과 수력발전이 각각 1.0GW를 맡았다. 

공식 집계 최대수요는 오후 5시 97.1GW로, 당시 공급력은 105.4GW, 예비력은 8.2GW, 예비율은 8.5%를 각각 기록했고 태양광이용률은 22%를 나타냈다. 

당국은 태풍 북상으로 무더운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냉방부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한여름 냉방부하는 피크시간대 수요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여기에 태양광이 몰려있는 호남권 날씨가 흐리면서 발전량이 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구름은 직사광이 태양전지에 도달하는 걸 방해한다. 

정부는 이례적 무더위에 수급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후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전력 유관기관과 긴급회의를 열어 수급현황을 점검하고 발전설비 안정운영을 당부했다.

태풍 종다리는 같은날 오후 9시께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화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비를 뿌리고 있다. 기상청은 21일까지 전국에 30~8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복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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