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무역 대응에 中 날선 반응…작년 수출액 약 30% 증가

[이투뉴스] 중국이 자국 그린에너지 제품(태양광·풍력·배터리) 공급과잉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견제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산업 초토화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견제구를 던진데 대한 반응이다.

중국의 왕 원타오 상무부 장관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과의 회담에서 미국과 유럽 측의 과잉 생산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발언했다. 중국의 제조 산업 부상은 혁신과 완전한 공급망 시스템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불과 한 달 전 리창 총리를 포함한 중국 관리들의 과잉 생산에 대한 내부 경고와 급격하게 다른 어조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베이징발 발언이 양국의 긴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중국은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중국산 풍력터빈 공급업체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대해 “전형적인 무역보호주의”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 상무부의 허야둥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심각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풍력을 포함한 중국 신에너지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빠르게 발전해 왔으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건전한 생산·공급망 시스템, 완전한 시장 경쟁을 통해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허야둥 대변인은 "이는 보조금을 통해서는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과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헌신한 중국의 신에너지 분야는 EU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의 녹색 전환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했다.

EU의 이번 조치는 자유무역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중국과 EU의 산업협력을 심각하게 방해한다고 대변인은 지적했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 전환 과정에 대한 세계적 노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EU 시장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중국은 이번 조치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역설했다.

중국 씽크탱크인 디앤씨씽크의 리용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한 서방국들의 대응에 대해 “그들이 경주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경주 속도를 늦추려 한다”고 촌평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고, 그들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칼자루는 그들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은 과잉 생산이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랴오민 재정부 차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잉 공급은 수급 불균형이 일반적인 시장 매커니즘의 징후”라며 “이는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 등 어떤 시장 경제 시스템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미 역사적으로 여러 번 일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등 신산업 3개 분야의 중국 수출액은 1조600억 위안(약 1466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29.9%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불과하기 때문에 서방국들이 이 산업에 집중 겨냥하는 것이 위선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의 일부 모델이 독일에서 중국보다 두 배 넘는 가격에 팔리는데 불공정한 가격에 대한 유럽측 우려에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수요가 중국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는 태양광이 지목되고 있다. 시드니 기후 에너지 파이낸스의 쉬양동 중국 에너지정책 분석가는 올해 가동되는 중국의 웨이퍼, 셀 및 모듈 용량이 2032년까지 연간 전 세계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추정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위에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관점에서 중국이 전 세계의 녹색 전환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EU 제조업체나 근로자들에게 공정한 것이냐는 질문은 다른 문제”라며 "서방국들이 관세를 인상하더라도 여전히 중국이 이 산업의 많은 부분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조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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