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긴장 고조시켜 中 보복 나설까

[이투뉴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등 핵심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14일로 예정된 이번 관세 발표에는 기존 관세를 대부분 유지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양국 사이에 긴장을 고조시켜 중국으로부터 보복 조치를 유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릴 것을 주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철강 제품을 미국에 간접적으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인접국인 멕시코를 압박해 왔다.

앞서 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BYD와 같은 중국 기업에 대한 ‘극단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테슬라의 경쟁사인 지리자동차, BYD 등 중국 제조사들이 미국 자동차 시장으로 진출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라이몬도 장관은 중국산 자동차의 국가 안보 위협 조사를 마무리 지은 후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차량이 미국의 거리에 나오기 전에 강력한 제한을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민감한 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백악관은 “커넥티드 차량은 운전자와 탑승자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대량 수집하고, 카메라와 센서를 정기적으로 사용해 미국 인프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면서 "중요 인프라와 직접 상호 작용하며, 원격으로 시범 운행 또는 비활성화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관계자들은 라이몬도 장관이 제기한 우려는 부풀려졌으며 중국산 자동차가 지정학적 게임에서 볼모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우슈청은 “라이몬도 장관의 ‘극단적 조치’ 발언은 양국 무역 문제의 극단적 정치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산 차량이 미국에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공정한 경쟁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자국내 자동차 산업 보호와 사이버 보안 위험을 이유로 중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자동차 산업 분석가는 미국 운전자들의 개인 데이터가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동시에 악의적인 사용은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퍼뜨리는 데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산 자동차 반도체 유입이 많은 상황에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의 칩과 소프트웨어를 추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만 200억 개 이상의 반도체 칩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 장착될 예정이다. 

그는 중국 국영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미 미국의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SAIC와 장안 자동차는 제너럴모터스, 포드와 합작 관계를 맺고 있다.  포드의 마크 필즈 전 CEO는 “지난 10~12년간 중국 차량은 품질 측면에서 상당한 향상을 보였다”며 “디자인도 많이 개선됐으며 품질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도로에서 달리는 자동차 중 최대 45%가 전기차가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유럽은 25%, 미국은 약 11% 수준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압도적이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조차 "무역장벽이 없었다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경쟁사들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했었다. 

중국 전기차들은 작고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BYD의 씨걸은 소형 해치백 차량으로 1만 달러 미만부터 가격이 시작된다. 반면 미국의 전기차 제조사들은 크고 고급 모델을 출시해 왔다.

최근에서야 테슬라가 내년 초까지 저렴한 모델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사들은 자국내 판매가 둔화되면서 저가 재고 처리를 위한 새 시장을 찾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서방 제조사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조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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